
회식 자리에서 갑자기 "막내가 한마디 해 봐"라는 말이 날아오면 누구나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저도 신입 시절, 겨우 "위하여!" 한마디만 외치고 얼굴이 빨개진 채 자리에 앉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문구와 간단한 공식만 미리 알아 두면, 갑작스러운 지목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끌 수 있습니다.
10초 만에 끝내는 건배사 공식, 어디서나 통하는 기본 건배사, 센스 있는 삼행시 건배사, 그리고 꼭 지켜야 할 매너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건배사 지목당했을 때, 10초 공식 3단계
건배사가 어려운 이유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래 3단계 순서만 기억하면 어떤 자리에서도 10초 안에 깔끔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 1단계 감사 인사 :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 2단계 한마디 : "오늘 프로젝트 마무리하느라 모두 정말 애쓰셨습니다."
- 3단계 구호 안내와 외치기 : "제가 '우리 팀을'이라고 하면 '위하여'로 받아 주세요. 우리 팀을!"
구호를 외치기 전에 "제가 ○○라고 하면 다 같이 ○○로 받아 주세요"라고 안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한 문장만 있어도 모두가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건배사를 한 사람도 훨씬 여유 있어 보입니다.
▶ 어디서나 통하는 기본 건배사
갑작스럽게 지목을 받았다면 가장 든든한 무기는 실패 없는 기본 건배사입니다. 저도 회식 때마다 부담이 컸는데, 기본 건배사 몇 개를 익히고 나서부터는 한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위하여"는 가장 무난한 구호입니다. 다만 "위하여!"만 외치면 성의 없어 보일 수 있으니 앞에 짧은 의미를 붙여 보세요.
"우리의 건강과 성공을 위하여!"
"오늘도 수고한 우리 팀을 위하여!"
"함께라서 더 좋은 우리를 위하여!"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브라보!"를 짧게 외치는 것도 좋습니다.
선창과 후창을 나누는 구호도 참여를 이끌어 내기 좋습니다.
지화자 / 좋다
당신 / 멋져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 주며 살자)
원 / 팀 (팀워크를 다질 때)
이런 기본형 구호는 누구에게나 익숙해서 어떤 자리에서도 안전합니다. 처음 건배사를 맡았거나 분위기를 아직 잘 모르겠다면, 특별한 멘트를 찾기보다 기본 건배사 하나를 또렷하게 외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 재치 있게 분위기 살리는 삼행시 건배사
조금 더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면, 세 글자에 뜻을 담은 삼행시 건배사가 제격입니다. 직장인들이 자주 쓰는 구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진달래 :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마당발 : 마주 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상대를 축복할 때)
청바지 :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 (모임에 활력을 줄 때)
재건축 : 재미있고 건강하게, 축복받으며 살자 (선배·임원이 많은 자리)
통통통 : 의사소통, 운수대통, 만사형통 (팀의 성과를 기원할 때)
빠삐용 : 빠지지 말고, 삐치지 말고, 용서하며 살자 (웃음이 필요할 때)
변사또 : 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나자 (모임을 마무리할 때)
해당화 :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송년회·신년회)
삼행시 건배사는 뜻을 먼저 말하고 구호를 외치는 순서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라는 뜻으로, 제가 '청춘은'이라고 하면 '바로 지금부터'로 받아 주세요"처럼 안내하면 처음 듣는 사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 상황별로 바로 쓰는 건배사
행사의 목적에 맞춘 건배사를 준비하면 훨씬 센스 있어 보입니다.
- 신입사원 환영 : "새 식구 ○○ 씨의 첫출발을 응원하며, 우리 팀의 밝은 내일을 위하여!"
- 승진 축하 : "더 높이 올라가실 ○○ 과장님을 위하여!"
- 송별회 : "어디서든 빛날 ○○ 선배님의 새 출발을 위하여!"
- 송년회 :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잘 버텨 낸 우리를 위하여!"
자리를 마무리할 때는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다들 조심히 들어가세요"처럼 짧게 감사를 전하면 됩니다. 고맙다, 수고했다, 조심히 가자는 세 가지 메시지만 담아도 훈훈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 건배할 때 잔 매너도 함께 챙기기
건배사만큼 눈에 띄는 것이 잔을 부딪치는 모습입니다. 신입사원이라면 아래 기본 매너를 함께 기억하면 좋습니다.
- 잔은 상대보다 살짝 낮게 : 상사나 선배와 잔을 부딪칠 때는 내 잔을 상대 잔보다 조금 낮게 대는 것이 예의입니다.
- 두 손으로 공손하게 : 윗사람과 건배할 때는 한 손으로 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잔 아래를 가볍게 받쳐 줍니다.
- 멀리 앉은 사람과는 눈인사로 : 테이블 끝까지 팔을 뻗기보다 잔을 살짝 들어 눈을 맞추며 인사하면 충분합니다.
▶ 건배사 잘하는 법과 꼭 지켜야 할 매너
같은 멘트라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 짧고 굵게 : 길게 설명하지 말고 10초 안에 끝내세요.
- 또렷한 목소리로 : 웅얼거리지 말고 끝까지 힘 있게 외칩니다.
- 눈을 맞추며 : 잔을 들고 둘러앉은 사람들과 눈을 맞추면 진심이 더 잘 전해집니다.
- 두세 개는 미리 외워 두기 : 즉석에서 떠올리려 하면 당황하기 쉬우니 평소에 마음에 드는 구호를 몇 개 기억해 두세요.
아무리 분위기가 좋아도 피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술을 강요하거나 정치, 종교, 외모처럼 민감한 주제를 꺼내는 것은 금물입니다.
특정인을 깎아내리는 농담도 자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동료도 음료나 물 잔을 들고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진짜 매너입니다.
건배사는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짧지만 서로를 향한 존중과 진심이 담긴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다음 회식 전에 마음에 드는 구호 두세 개만 골라 두시면, 지목을 받아도 웃으며 잔을 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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